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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log ETC

아바타, 추억

제임스 캐머런의 아바타를 당시 회사 근처 개봉관에서 보았던 기억이 망령처럼 떠올랐다. 2009년 12월, 추웠지만 두근거렸고 끝내 슬퍼졌던 그날 밤, 피곤한 남자에겐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없었다. 가까운 곳에 앉았지만, 푸른 거인들이 뛰어다니는 스크린은 너무나 멀어 보였다. 미래에서 온 나의 유령과 만나는 내 과거의 유령을 보았다. 시끄럽고 어지러운 환상들이 배회하는 공간에서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우리의 심장은 함께 뛰었고 시공간의 온도를 미세하게 높였다. 붙잡고 싶었고 뿌리치고 싶었다. 수수께끼 같은 인사를, 거짓말을 나누면서 우리는 판도라 행성을 떠났다. 우리가 잠시 그 자리에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 끝을 향해 지나온 길을 무자비하게 짓밟았다. 보낼 수 없었던 답장은 어느 버려진 서버에 절절한 이진 코드로 남았다가 무신경한 다른 코드가 덮어썼을 것이다. 미안한 마음은 전할 길이 없다. 그래서 삶이 종종 아프고 외로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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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괴암

나는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모순은 서울 중심주의, 수도권 중심주의라고 생각한다. 주요 모순, 근본 모순이다. 계급, 젠더, 부동산, 교육, 정치, 의료 등 모든 문제가 여기서 나온다. 말할 것도 없이 보이는 권력, 보이지 않는 권력, 문화, 사람, 금융, 일자리 등 모든 자원이 서울에 있다. 집중이 아니다. ‘그냥 다 있다’. 이른바 진보 인사, 맑스주의자, 페미니스트들도 거의 서울에 산다.

정희진, 「일괴암一塊岩의 공포, 서울 이야기」, 『뉴 레디컬 리뷰』 제2권 제3호, p. 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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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 Film

벨마, 민디 케일링

오랜만에 만들어 본 자막은 구글 드라이브 로 관리.

Velma의 제작에 깊이 관여한 대표적 인물 중 한 명이 바로 벨마의 목소리를 연기한 민디 케일링. 전설의 시트콤 The Office 제작에 작가이자 배우,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IMDB에는 흥미로운 인터뷰의 일부가 소개되어 있다. 2005년 The Office 제작 당시, 14명의 스태프 중 단 2명의 여성 작가 중 하나로서 다음과 같은 소감을 밝히고 있다.

모든 남자들이 저와 항상 섹스하고 싶어해요. 매일 출근할 때마다 성희롱이 끊이지 않아요. 제너럴 일렉트릭에서 찾아온 사람들에게 얘기를 해야 했어요. 곧 소송이 시작될 거예요. 하지만 그 외에는 정말 좋았어요.

민디 케일링의 경력을 요약,

  • 다트머스 대학 2학년, 코난 오브라이언 심야 토크쇼에서 인턴.
  • 대학 졸업 후 브루클린으로 옮겨 가 스탠드 업 코미디.
  • 2002년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이 굿 윌 헌팅을 쓰게 된 과정을 재구성한 코미디 Matt & Ben 집필 및 공연.
  • 2004년 디 오피스의 작가로 합류, 초기에는 스태프가 8명이었고 케일링이 유일한 여성이었음. 두 번째 에피소드부터는 켈리 카푸어로 직접 출연.
  • 2011년 The Office 시즌 8 총괄 프로듀서로 승진.
  • 2011년 첫 회고록, 나 없이 다들 잘 지내나요? 출간, 5주 동안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
  • 2012년 민디 프로젝트 각본, 제작, 주연. 벨마의 총괄 프로듀서인 찰리 그랜디는 디 오피스의 동료 작가였고 민디 프로젝트에서도 호흡을 맞춤.
  • 2013년 타임 지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100인 목록에 오름.
  • 2015년 두 번째 회고록이자 유머 에세이 왜 나는 안 되나요? 출간, 16주 동안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
  • 몇몇 애니메이션에서 성우로 활약.
  • 2018년 영화 시간의 주름에 출연.
  • 2020년 세 번째 회고록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끔은 예외) 출간.
  • 2021년 HBO Max의 성인용 애니메이션 시리즈인 벨마의 총괄 프로듀서, 성우로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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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

Velma

Velma 투표 상세

첫 시즌 네 개의 에피소드가 방영된 Velma에 대한 박한 별점은 분노 표출에 가깝게 보인다. 투표에 참여한 사용자 중 절대 다수가 가장 낮은 점수를 주었다. 나머지 사용자 중 가장 큰 그룹이 만점에 투표했는데 아마도 무너지는 평점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았을 것이다. 이런 정도라면 평점이 이 작품의 내적인 평가를 반영한다고 보기 힘들다. 물론 사용자 평점이란 원래 그런 것이지만… 다만 어떤 점이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지, 더 나아가 분노하게 되었는지 살펴보고 싶어진다. 원작이라 할 수 있는 스쿠비두 시리즈에 별다른 애정이 없는 나에게는 매우 훌륭한, 적어도 별점 8개 정도는 주고 싶은 스핀오프 쇼이기 때문이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과 재치있는 대사들, 장르에 충실한 유머들, 배경에서 흐르는 연쇄살인 플롯, 캐릭터들 간의 갈등과 캐미, 그리고 성장… 네 개의 에피소드만 봤지만 아무리 박하게 평가해도 꽤 잘 만든 쇼이다. 벨마와 대프니, 노빌이 소수 인종이고 프레드만 백인으로 재설정된 점이 어느 정도나 평점 테러에 영향을 미친 것인지도 궁금하고, 노골적으로 부각되는 페미니즘, LGBTQ 와의 관련성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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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s

사민당, 우생학

1934~1974년, 스웨덴은 의학적, 우생학적, 윤리학적 이유 등 다양한 이유를 내세워 ‘일탈자’로 분류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불임 정책을 추진했다. 정신병자나, ‘정신적으로 취약한 이들’이 재생산되지 못하게 막는다는 취지였다. 여기서 ‘정신적으로 취약한 이들’이란 바로 어머니가 될 자격이 없는 ‘타락한’ 삶을 사는 성적으로 방만한 여성들을 의미했다. 이런 식으로 40여 년에 걸쳐 강제 불임시술을 받은 사람이 무려 6만 3,000명이 넘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172호, <스웨덴식 노스탤지어, 정권창출 방정식>, 비올레트 고아랑.

그러니까 사민당 집권 기간에 이런 일이 벌어졌던 것.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사민당 정치인 군나르 뮈르달은 스웨덴이 ‘외국인 이민자들의 물결에 잠식’되고 말 것이라는 이유로 출산 제한 정책에 비판적이었다고 한다. 최근에 읽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의 공포스러운 대목들이 다시금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