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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럴, 단상

신자유주의 무대 위에서, ‘자유주의자’와 ‘보수주의자’라는 레이블은 이미 그 빛을 잃었다. 카멀라 해리스가 유세 기간 내내 주머니 속 부적처럼 지니고 다닌, 전쟁범죄자 딕 체니의 망령이 강렬히 증언한다. 부르주아 ‘정치’란 이제 더 이상 실제가 아니다. 화면 속에서 팔려나가는 환상들로 대체된다. 에이전트, 홍보 담당자, 마케팅 전문가, 프로모터, 대본 작가, 텔레비전과 영화 제작자들, 비디오 기술자, 컴퓨터 그래픽 아티스트, 사진가, 경호원, 의상 컨설턴트, 피트니스 트레이너, 여론 조사원, 방송 진행자, 텔레비전 뉴스의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연기같은 환영이다.

화려한 조명 너머 현실은 기만적인 정적 속에 파묻혀 있다. 부는 공정하게 나누어지지 않는다. 탐욕스러운 과두제 엘리트들이 모든 부를 움켜쥐고, 노동계급의 다수는 조합과 권리를 박탈당한 채 만성적인 빈곤과 불완전 고용의 늪 속으로 떠밀린다. 누군가 말했듯, 그들의 삶은 “끝이 보이지 않는, 스트레스로 가득 찬 비상사태” 그 자체다. 절망은 희망이 사라진 자리에 남겨진 공백이다. 공동체가 해체되고 고립이 일상이 된 세계에서, 사람들은 끓어오르는 마그마처럼 출구를 찾아 헤맨다. 그들에게 미래는 두려움의 그림자이며, 빈곤은 타오르는 고통이다.

자욱한 연기와 환영을 뚫고 나타나 기적과 묵시적 구원을 약속하는 자들이 잠깐 권력을 움켜쥐지만, 그들 역시 하나의 ‘증상’에 불과하다.

뱀이 자신의 꼬리를 삼킨다. 하지만, 그게 언제까지 가능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