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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마, 민디 케일링

오랜만에 만들어 본 자막은 구글 드라이브 로 관리.

Velma의 제작에 깊이 관여한 대표적 인물 중 한 명이 바로 벨마의 목소리를 연기한 민디 케일링. 전설의 시트콤 The Office 제작에 작가이자 배우,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IMDB에는 흥미로운 인터뷰의 일부가 소개되어 있다. 2005년 The Office 제작 당시, 14명의 스태프 중 단 2명의 여성 작가 중 하나로서 다음과 같은 소감을 밝히고 있다.

모든 남자들이 저와 항상 섹스하고 싶어해요. 매일 출근할 때마다 성희롱이 끊이지 않아요. 제너럴 일렉트릭에서 찾아온 사람들에게 얘기를 해야 했어요. 곧 소송이 시작될 거예요. 하지만 그 외에는 정말 좋았어요.

민디 케일링의 경력을 요약,

  • 다트머스 대학 2학년, 코난 오브라이언 심야 토크쇼에서 인턴.
  • 대학 졸업 후 브루클린으로 옮겨 가 스탠드 업 코미디.
  • 2002년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이 굿 윌 헌팅을 쓰게 된 과정을 재구성한 코미디 Matt & Ben 집필 및 공연.
  • 2004년 디 오피스의 작가로 합류, 초기에는 스태프가 8명이었고 케일링이 유일한 여성이었음. 두 번째 에피소드부터는 켈리 카푸어로 직접 출연.
  • 2011년 The Office 시즌 8 총괄 프로듀서로 승진.
  • 2011년 첫 회고록, 나 없이 다들 잘 지내나요? 출간, 5주 동안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
  • 2012년 민디 프로젝트 각본, 제작, 주연. 벨마의 총괄 프로듀서인 찰리 그랜디는 디 오피스의 동료 작가였고 민디 프로젝트에서도 호흡을 맞춤.
  • 2013년 타임 지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100인 목록에 오름.
  • 2015년 두 번째 회고록이자 유머 에세이 왜 나는 안 되나요? 출간, 16주 동안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
  • 몇몇 애니메이션에서 성우로 활약.
  • 2018년 영화 시간의 주름에 출연.
  • 2020년 세 번째 회고록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끔은 예외) 출간.
  • 2021년 HBO Max의 성인용 애니메이션 시리즈인 벨마의 총괄 프로듀서, 성우로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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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피노키오

피노키오와 델 토로

기예르모 델 토로의 영화를 볼 때마다 론 펄먼을 어디에 배치했는지를 확인한다. 몇몇 예외를 제외하면, 델 토로는 투자자와 제작자의 반대가 있더라도 기필코 론 펄먼을 캐스팅하곤 하기 때문이다. 둘 사이의 친분관계를 떠나서 델 토로가 론 펄먼을 자신의 페르소나로 여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론 펄먼은 이번에 공개된 <피노키오>에서는 파시스트(혹은 파시즘 그 자체)인 Podestà의 목소리를 연기하고 있다. <크로노스>, <악마의 등뼈>, <판의 미로>에서 보았던 바로 그 파시즘의 망령이다. 19세기의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하던 피노키오가 1930년대로 옮겨졌다기 보다는 파시즘, 전체주의, 군부 독재에 대한 기예르모 델 토로의 편집증이 피노키오라는 작품을 선택한 것 같다.

파시즘은 일회적이고 특수한 역사적 현상이 아니며 모더니티와 자본주의의 본질 속에 내재하는 부정적 잠재력이고 바로 지금 우리 사회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현상이기에 델 토로의 집요한 관심은 정당하다.

파시즘은 패배했지만 관념과 주장으로 여전히 살아 있고, 앞으로도 계속 살아남을 것이다. 파시즘은 끝장난 적이 없기 때문에 ‘다시 태어날’ 필요도 없다.

『파시즘』, 마크 네오클레우스, 도서출판 이후, 198p.

피노키오가 대중 앞에 처음 등장하는 장면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성당에서 미사를 올리고 있던 사람들은 자유롭게 움직이고 말도 하는 나무 소년을 보고 깜짝 놀란다. 일부는 악마의 소행이라 의심하기까지 한다. 제페토는 피노키오가 살아있는 것이 아니며 꼭두각시 인형에 불과하다고 둘러댄다. 하지만 파시스트 포데스타의 아들은 예리하게도 피노키오가 줄에 묶이지 않았다는 점을 간파한다. 포데스타는 그렇게 줄이 없는 피노키오에게 ‘누가 너를 조종하는 거냐’고 묻는다. 피노키오는 질문으로 대답한다.

아저씨는 누가 조종하는데요?

영화는 델 토로 특유의 어두운 판타지와 서글픈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지만 케이트 블란쳇이 원숭이 스파짜투라의 목소리를 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서너 배 밝게 감상할 수 있다.

제페토와 스파짜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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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Review

섬뜩하고 으스스한

경향신문, “설농식씨 이야기” (복길)는 김동령, 박경태 감독의 영화 <임신한 나무와 도깨비>를 상당히 매혹적인 방식으로 평하고 있어서 여러 번 반복해서 읽게 된다.

근원적인 불안 — 그러니까 좀더 정직하게 말하자면 동시대를 사는 어떤 여성(들)의 불안 — 을 삼킬 수 있는 섬뜩하고 으스스한 존재란 지금껏 주변에 존재해왔지만 장르적인 전통 속에서 배제되어 왔던, 글도 모르는 여자들의 머릿속에 가득하던 ‘수상하고 몽환적인’ 장면들이 오로지 화자의 기분에 따라 즉흥적이고 무질서하게 나열되고 섞이고 반복되고 변주되면서 만들어지는 그런 존재인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지는 뒤죽박죽 종잡을 수 없는 이야기는 그 이야기를 이해하려는 사람이 아니라 들으려는 사람에게 비로소 말을 한다.

살아온 인생의 굴곡은 모두 다르지만 꾹 참은 울분이 터져 새어 나오면 그 속에 우리는 같은 모습으로 섞인다.

복길, “설농식씨 이야기”

내러티브가 문제가 아니고 그 수상하고 몽환적인 머릿속 장면들을 탄생시킨 억압의 기원들이야말로 중요한 것이며 바로 그 기원들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여자들)은 기어코 그것이 바로 자신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아채고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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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Review

<라스트 듀얼>

<라스트 듀얼>에서 자크(애덤 드라이버)가 마지막으로 내뱉는 말은 고해성사를 기대한 관객들을 강렬하게 배반한다. 영화가 이미 여러 관점에서 유죄함을 보여주었기에 더욱 기괴하다. 그러나 결투재판의 끝에 진실 따위가 있을 리 없으며 성범죄자는 결코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법이 없다. 영화는 영화가 할 수 있는 가장 수치스러운 방식으로 그와 그의 메시지를 조롱한다.

마그리트(조디 코머)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훨씬 집요하고 중층적이다. 세상 모두가 그를 배신한다. 남편(맷 데이먼)에겐 명예가 더 중요하다. 가부장이 걱정하는 대상은 피해자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그는 즉시 부인을 강제로 범함으로써 손상된 자존심을 회복한다. 시어머니(헤리엇 월터)가 강조하듯이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진실은 피해자의 증언과 무관하게, 재판이라는 이름의 목숨을 건 도박, 지저분한 싸움 끝에 당도하는 어떤 장소이다.

여자는 감히 남자를 고발한 죄의 댓가로 처형대에 먼저 묶인다. 재판과 상관없이 이미 유죄이다. 성범죄의 피해자는 무조건 벌을 받는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대중들에게 진실은 관심사가 아니다. 누군가 수치를 당하고 고통받고 죽어 나가는 모습을 구경하며 즐기러 왔다. 그들은 기둥에 묶인 마그리트의 몸에 상상의 불을 지른다. 화형은 집행되고 여자의 영혼을 태운다.

그리 명예롭지 않게 진행된 싸움으로 명예를 되찾은 사람은 가부장이다. 그가 주인공이 된다. 수치스럽게 전시되어 있던 여자와 아기는 전리품이 된다. 아이의 친부가 모호하다는 점은 한때 세상 모두의 적이었던 여자에게는 씁쓸한 위안이 된다.

포스터: 라스트 듀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