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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log

내가 앓는 소리를 낼 때면 고양이들은 내 가슴팍 위로 뛰어올라 까슬한 혀로 얼굴을 훑곤 했다. 네가 아픈 건 알겠다만, 그래도 밥은 차려주고 다시 앓으려무나. 무심한 명령을 나는 기꺼이 알아들었다.

몸이 좋지 않을 때는 꿈의 길목에서 고양이들을 만난다. 꿈속의 나는 무거운 몸을 일으켜 비틀거리면서도 아이들에게 밥과 물을 챙겨준다. 가끔 다른 고양이들, 이를테면, 우리 집 마당 어딘가에서 태어났다가 훌쩍 떠나버린 고양이들, 마당에서 뛰어놀다가 어느 날 갑자기 싸늘하게 식은 채 발견된 아기 고양이들도 모여 있다. 세상에, 너희들 여기서 살고 있었구나? 정말 다행이다, 너무 다행이야. 내가 밥을 챙겨줄게. 아프지 말고 늘 행복하게 지내렴. 이렇게 중얼거리다가 깬다. 익숙한 외로움이 반긴다.

얼마나 화나고 아프고 외로우실까. 제발, 부디, 건강과 평안을 찾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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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츠키의 꿈

트로츠키는 1935년 6월 25일 밤, 죽은 레닌과 대화를 나누는 꿈을 꾼다.

“어젯밤, 혹은 정확히 말하면 오늘 새벽, 나는 레닌과 대화를 나누는 꿈을 꾸었다. 주변 상황으로 보아, 그것은 한 배의 삼등실 갑판에서 이루어진 듯하다. 레닌은 침대에 누워 있었고, 나는 그 옆에 서 있거나 앉아 있었던 것 같다. 그는 내 병세에 대해 걱정하며 물었다. ‘신경 피로가 누적된 것 같군. 당신은 쉬어야 해…’ 나는 피로를 빨리 회복하는 데 타고난 활력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문제가 더 깊은 곳에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레닌은 단어를 강조하며, ‘진지하게 여러 의사들에게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이미 많은 상담을 받았다고 답하며, 1926년 베를린 여행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레닌을 바라보던 중 그가 죽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나는 이 생각을 빨리 떨쳐내 대화를 끝내려 했다. 내가 베를린에서의 치료 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끝마쳤을 때, ‘이것은 당신이 죽은 후의 일이었소’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대신 ‘당신이 병에 걸린 후의 일이었소’라고 말을 바꿔 말했다.”

레닌은 자신의 죽음을 모르고 있으며 트로츠키는 그의 죽음을 알리지 못한다. 그러니 레닌은 계속 살아있는 셈이다. 이런 환상적인 얘기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