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Daylog Politics

투기꾼들의 대선

최저임금과 노동시간의 보호장치를 없애겠다는 사람이 당선되었다. 몰상식에는 한계가 없고 극우에게는 거리낄 게 없다. 여가부 해체, 종부세 폐지, 탈원전 정책 폐기 등 퇴행적 슬로건을 내걸었는데 그를 승리로 이끈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이른바 ‘정권교체 열망’이다.

후보별 지지이유
출처: 2022년 2월 7일 한겨레신문 기사, https://m.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29980.html

정책, 공약, 자질, 이념 보다는 정권교체 한 가지이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이유를 가장 투명한 언어로 전시하던 공간은 부동산카페들이었다. ‘집으로 재미 좀 보려면 정권이 바뀌어야 한다’는 말을 누구나 했다. 윤석열은 주택공급을 늘리고 재건축과 재개발을 확대하며 세금을 줄이고 규제를 풀겠다는 노골적이고 자극적인 신호를 계속해서 던졌고 투기에 진심인 소시민들의 천박한 욕망이 이를 받았다. 민주당정부가 의도적으로 집값을 폭등시켰고 이를 안정시키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투기꾼과 워너비들은 집값이 안정되길 바라지 않는데, 윤석열이 내놓은 정책방향이 ‘안정’과는 매우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잘 파악하고 있기에 그를 적극적으로 지지할 수 있다.

윤석열의 당선이 확정되자 이런 광고문자가 날아온다.

…… 국민의힘 윤석열 차기 대통령 당선되어 윤석열 관련 테마주 이번 주 안에 무조건 최소 800% 보장하겠습니다. 안철수후보가 윤석열후보와 단일화를 했습니다. 그 이유는 분명 있습니다. 그 이유 때문에 관련 테마주가 폭등할 예정인데요. …… 공개하는 이유는 500분에 한해서 다같이 그 종목을 탑승하신다면 최소 600% 폭등하는 이유입니다. (후략)

대선 직후 받은 광고문자 내용

21세기 남한에서 대통령선거란 대체 어떤 의미인가. 바닥을 알 수 없는 심연을 들여다 본 기분이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